겨레말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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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윤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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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1.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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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 1,417
남한과 북한, 연변 지역의 수어 공동 연구 문제 고찰
윤소정
1. 서론
2015년 7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세계농인연맹(WFD) 총회에서 남북한의 농인 대표단이 처음으로 만났다. 이날 남의 농인협회 대표단과 북의 조선롱인협회 대표단은 서로 통하지 않는 수어로 인해 통역을 두고 환담을 나누었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통역이 필요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분단 이후 남북의 수어가 얼마나 다른 모습으로 발전해 왔는지를 실감할 수 있는 지점이다. 더욱이 2005년에 출판된 북한의 『손말학습』, 『손말사전』과 2015, 2017년에 출판된 <조선손말 1-10> 시리즈의 내용을 비교할 때 같은 표제어에 대하여 상이한 수형과 수향을 보이고 있어 북한의 수어 역시 끊임없는 변화의 과정 중에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하루빨리 공동 연구가 시작되지 않으면 수어에 대한 서로의 이해는 점점 더 요원해 질 것이다.
한편 중국 연변 지역은 1990년대에는 북한 손말을 배우고 쓰다가 연변 지역과 남한과의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적지 않은 연변 지역 농인들이 북한 손말과 남한 수어를 함께 쓰게 되었다. 여기에 중국 교육부 국가언어위원회의 ‘국가 중장기 언어·문자사업개혁과 발전계획요강(2012-2020)’에 따른 ‘중국수어’ 교육이 실시되면서 학교 현장에서는 ‘중국수어’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연변 지역에서는 ‘북한 손말’, ‘남한 수어’, ‘중국수어’의 사용이 혼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연변의 해외동포, 그 중에서도 농인들이 한국에 들어와 건설 현장, 마사지숍, 건물 청소 등의 노동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표현할 때 난제로 작용한다. 특히 올해와 같은 재난 상황에서는 처한 어려움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전염병 상황에 관한 긴급한 정보를 제때 전달 받지 못하는 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어 이들 수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본고에서는 남북의 수어와 손말에 관한 선행연구를 살피고, 2015, 2017년에 출판된 <조선손말 1-10> 시리즈를 바탕으로 2005년 이후 달라진 북한의 손말을 살펴보도록 한다. 또한 중국 연변 지역 수어 사용 현황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남북한과 연변 지역의 수어 공동 연구 가능성을 모색하도록 한다.
2. 남한의 수어와 북한의 손말
북한 손말을 연구할 수 있는 자료가 많지 않고, 자료에 대한 접근성 또한 낮아 관련 연구는 매우 적은 편이다. 최근 연구로는 김태수(2009)와 윤병천 외(2016)가 있다. 먼저 김태수(2009)는 『한국수화사전』과 『손말사전(2005)』의 동일 표제어를 선별하고, 남북한 수어의 음운 구조를 비교·분석하였다. 비교를 통해 전체 1,660개의 어휘 중에서 『한국수화사전』과 음운 단위에서 모두 일치하는 경우는 총 213개로 13%, 모두 불일치는 총 617개의 어휘로 40%, 하나 이상 일치하는 경우는 총 776개의 어휘로 47%에 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김태수(2009)는 북한 손말의 몇 가지 특징도 밝혀놓았는데 ‘크기와 관련 있는 수화는 손가락으로 크기를 나타냈다는 것, 남한 수어와 일치하는 것 중에는 동형 한 손인 경우가 많다는 것, 두 개 이상의 형태소를 사용하는 남한 수어와 달리 북한 손말의 경우 동시적 결합 구조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 동물과 곤충, 행동과 감정에 대한 보편적 어휘에 대해서는 같은 수어가 나타난다는 것’(김태수 2009:118-119) 등이다.
윤병천 외(2016)에서는 2005년에 출판된 『손말사전』과 『손말학습(2005)』, 2009년에 출판된 <조선손말(2009)>을 대상으로 총 2,463개의 어휘를 선별한 뒤, 분야, 품사, 형태소별로 분류하고 형태론적 분석을 시도하였다.1) 이 분석을 통해 ‘북한 손말 단어별 분야는 총 21가지이며, 정치 영역의 출현 빈도가 가장 높다는 점’과 ‘북한 손말의 형태소는 모두 네 가지로 1형태소가 78%, 양손 수어가 한 손 수어보다 두 배 이상 많다는 점’ 등을 밝혀냈다. 앞서 김태수(2009)의 연구가 『손말사전』만을 바탕으로 분석을 시도하였던 것과 비교하면 자료의 양적 조건과 다양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
본고에서는 윤병천(2016)의 연구에서 분석 대상으로 삼았던 『손말사전』, 『손말학습』을 바탕으로 <조선손말 1-10> 시리즈에 나타난 수어를 살피도록 한다. 2005년에 출판된 ‘손말’ 관련 사전 및 학습서와 비교하여 2015, 2017년의 출판물에서는 어떤 어휘가 추가되었고, 같은 표제어임에도 달리 나타나는 수어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분석하도록 한다. 분석 대상으로 삼는 <조선손말 1-10>에 대한 정보는 아래와 같다.
<표> ‘조선손말 1-10’ 출판 정보
| 순 | 자료 | 출판년도 | 발행처 | 집필 | 단어 수 |
|---|---|---|---|---|---|
| 1 | 평양시 안내 | 2015 | 의학과학출판사 | 리국진, 김영경 | 30 |
| 2 | 가정용품 | 2015 | 의학과학출판사 | 리국진, 김영경 | 26 |
| 3 | 동물 | 2015 | 의학과학출판사 | 리국진, 김영경 | 28 |
| 4 | 체육 | 2015 | 의학과학출판사 | 리국진, 김영경 | 24 |
| 5 | 운수기재 | 2015 | 의학과학출판사 | 리국진, 김영경 | 20 |
| 6 | 유치원 일과 | 2017 | 조선롱인협회 | 리국진 | 63 |
| 7 | 과일, 남새 | 2017 | 조선롱인협회 | 리국진 | 50 |
| 8 | 음식편 | 2017 | 조선롱인협회 | 리국진 | 45 |
| 9 | 색 | 2017 | 조선롱인협회 | 리성일 | 24 |
| 10 | 직업 | 2017 | 조선롱인협회 | 리성일 | 44 |
적게는 20개부터 많게는 63개까지 총 354개의 표제어를 수록하고 있으며, 모든 책자의 앞부분에는 ‘자음’과 ‘모음’, ‘수자’2)의 지문자를 싣고 있다. 2015년까지는 의학과학출판사에서 발행하던 것을, 2017년부터는 조선롱인협회에서 발행하게 되는데, 집필인이 바뀌지 않은 것으로 보아 발행 주관 부서가 바뀐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다른 책에서는 어휘만을 수록한 것과 비교하여 <유치원 일과>에서는 ‘안녕히 계십시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신발을 신다’, ‘손을 씻자요’, ‘전기불을 끄자요’와 같은 문장 단위의 ‘손말’도 나타난다. 나이가 어리고 이제 막 ‘손말’을 배우기 시작한 이들에게 유치원에서부터 체계적인 손말 교육이 진행되는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손말사전』과 『손말학습』에 수록했던 표제어들의 손말이 <조선손말>에서는 달리 나타난다는 점이다. 음성언어 사용에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말이 변하듯, 언어 환경 변화에 따른 수어의 변화일 수도 있고, 수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체계를 다지는 과정에서 요구된 변화일 수도 있으며, 이전 사전에 수록되지 않았던 이형태의 등장일 수도 있다. 앞선 손말 관련 출판물과 비교하여 <조선손말>에 수록된 어휘 중 달리 나타나는 수어를 보이면 아래와 같다.
<표 2> 추가된 어휘와 달라진 손말
| 순 | 자료 | 추가된 어휘 | 달라진 손말 |
|---|---|---|---|
| 1 | 평양시 안내 | 만경대고향집 외 29 | |
| 2 | 가정용품 | 경대, 놀이감, 벽그림, 선풍기, 자명종, 장식장 전등, 전등갓, 주단, 창문, 책장, 창가림, 탁상등, 어린이용침대, 옷걸이, 옷장, 옷함, 유모차 | 록화기, 록음기, 콤퓨터, 이불 |
| 3 | 동물 | 곱등어, 기린, 매, 물개, 족제비, 줄말, 표범, 펭긴, 악어 | 곰, 말, 범, 사슴, 사자, 코끼리, 원숭이 |
| 4 | 체육 | 경마, 권투, 락하산경기, 력기, 륙상경기, 레스링, 바드민톤, 보링, 빙상무용, 사격, 수구, 수영, 창던지기, 호케이, 뽀트경기 | 롱구, 송구, 정구, 탁구, 태권도 |
| 5 | 운수기재 | 이층뻐스, 구급차, 기중기차, 궤도전차, 대형자동차, 려객선, 랭동차, 무궤도전차, 소형뻐스, 지게차, 화물자동차, 뽀트, 오토바이 | 굴착기, 비행기 |
| 6 | 유치원 일과 | 개다, 옷장, 신발장, 신발, 휴지통, 의자, 색종이, 필갑, 연필깎개, 놀이방, 미끄럼대, 접시, 식사칸, 우유, 산유, 시큼하다, 주전자, 주의 | 침대, 이불, 담요, 베개, 입다, 교과서, 학습장, 수첩, 자, 종이, 크레용, 연필, 고뿌, 저가락, 국, 반찬, 차다 |
| 7 | 과일, 남새 | 귤, 레몬, 미나리, 바나나, 병배, 부루, 파이내풀, 호두, 홍당무우, 락화생, 찔광이, 양벗, 양배추, 양파, 오디 | 가지, 감, 강냉이, 고사리, 고추, 다래, 도라지, 도마도, 도토리, 대추, 마늘, 머루, 무우, 밤, 살구, 수박, 수수, 잣, 추리, 콩, 파, 포도, 오이, 앵두 |
| 8 | 음식편 | 김밥, 남새료리, 물고기료리, 분탕, 불고기, 신선로, 온반, 전골, 즉석국수, 콩나물, 콩비지, 햄, 단물, 막걸리, 약수, 우유, 차, 꽈배기, 에스키모, 고추가루, 고추장 | 국수, 김치, 닭알, 두부, 국, 순대, 사이다, 기름, 사탕가루, 소금, 식초, 참깨 |
| 9 | 색 | 감색, 노란색, 밤색, 보라색, 분홍색, 진밤색, 진보라색, 진분홍색, 진청색, 진풀색, 진황색, 푸른색, 풀색, 하늘색, 회색, 흰색, 연밤색, 연보라색, 연분홍색, 연청색, 연풀색, 연황색 | |
| 10 | 직업 | 가수, 건설자, 교통보안원, 군인, 기관사, 기자, 과학자, 농장원, 료리사, 리발사, 미술가, 방송원, 방직공, 벌목공, 보육원, 연구사, 인민보안원, 봉사원, 비행사, 사진사, 선전원, 설계가, 잠수공, 접대원, 재봉공, 창고원, 체육인, 촬영가, 판매원, 편집원 | 교원, 광부, 박사, 배우, 통신원, 운전수 |
<평양시 안내>에서는 ‘만경대고향집’을 포함하여 총 30개의 수어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이전의 사전에 없던 내용이다. <색> 역시 ‘○○색’의 형태로 수록된 것은 이전 사전과 학습서에 없던 것이다.
달라진 수어의 몇 가지 예시를 들면 다음과 같다.
<표 3> 달라진 수어 예시
| 순 | 표제어 | 『손말사전(2005)』 | 『손말학습(2005)』 | <조선손말(2015, 2017)> |
|---|---|---|---|---|
| 1 | 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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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 박사 | ![]() |
없음 | ![]() |
| 3 | 사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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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 수박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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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 콤퓨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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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 <수박>, <콤퓨터>는 『손말사전』과 『손말학습』에서는 같게 나타나지만 <조선손말>에서는 다른 수형과 수향으로 나타난다. <말>은 모든 책에서 달리 나타나며, <박사>는 『손말학습』에 수록돼 있지 않고 『손말사전』과 <조선손말>에서는 달리 나타난다.
3. 연변의 수어
刘艳虹 외(2016)의 ‘我国七个少数民族使用手语状况的调查研究’에 따르면 연변 지역의 수어 교육은 1992년, 연변조선족자치주 제1특수교육학교에서 북한의 농인학교 학습 교재인 『우리의 언어 학습』을 입수한 것에서 시작된다. 이 책에는 수지 자모 40개 그림이 상세하게 나와 있어 이를 바탕으로 연변 지역 농인 학생들은 한어(漢語)수업에서는 ‘중국 수어’로, 조선어 수업에서는 ‘북한 손말’로 학습을 하였다. 그러다 연변 지역과 남한의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적지 않은 연변 지역 농인들은 남한 수어를 쓰게 되었다. 현재 연변 지역에서는 북한 손말과 남한 수어의 사용이 혼재하고 있는 셈이다.
刘艳虹(2016)에서는 중국 55개 소수민족 중 몽골족, 티베트족, 위구르족, 카자흐족, 장족, 이족, 조선족 7개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설문지와 인터뷰 방식을 통해 수어 사용 현황 조사를 실시하였다. 이 연구는 중국 국가언어위원회 ‘12.5계획’3)의 일환으로 ‘소수민족 지역 수어, 점자 사용 현황 조사’ 프로젝트의 성과이다. 특수교육학교 관리자와 교사, 소수민족 교사, 소수민족 농인 학생, 소수민족 성년 농인 등 1천 명이 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3백 번 이상의 인터뷰를 하여 보고서가 작성되었다. 이 중 조선족의 수어 사용 현황을 발췌하여 보이면 아래와 같다.4)
<표 4> 조선족의 수어 사용 유형 5)
| 구분(N) | 소수민족어 수어N(%) | 중국수어N(%) | 기타N(%) |
|---|---|---|---|
| 농인 학생(6) | 1(16.7) | 5(83.3) | 1(16.7) |
| 교사(4) | 1(25.0) | 4(100.0) | 2(50.0) |
| 성년 농인(66) | 20(29.4) | 39(57.4) | 11(16.2) |
한국수화학회 편집부(2002:11)에 따르면 중국수화 표준화 사업은 1958년 이후 꾸준하게 진행되었으며, 이 결실이 1992년과 1994년 <中國手語>로 간행된 바 있다. 1959년 처음 간행된 ‘농아인통용수어어휘집(聾兒人通用手語草圖)’을 기준으로 셈하면 중국표준수화의 보급 역사는 60년에 이른다. 그러나 위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 성년 농인의 57.4%가 중국수어를 사용하고, 29.4%가 여전히 소수민족어 수어를 사용한다고 답변하여 중국의 국가적 중국표준수화 보급은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소수민족의 언어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수어 통일이라는 정책적 과정에 무게를 두어 수어를 중국어와 같은 문법 구조로 대치시킴으로써 빚어진 당연한 결과이다.
중국은 2018년 ‘국가통용수어상용어휘집(國家通用手語常用詞表)’을 만들어 공표하였는데, 이 역시 중국어에 수어를 대응시키는 구성으로 소수민족어 수어가 고려되지 않았다.
<표 5> 국가통용수어상용어휘집(2018)
| 국가통용수어상용어휘집(國家通用手語常用詞表)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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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다시 2012년부터 55개 소수민족의 수어를 ‘중국수어’로 통일하는 정책을 진행하고 있는데, 연변 지역의 수어를 ‘중국수어’ 사용권으로 완전히 편입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은 조선족이 사용하는 우리말의 한글 지문자가 중국수어에는 없고, 중국어와 우리말의 어휘, 문법 구조 등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조선족 농인 학생, 특수학교 교사, 조선족 성년 농인에게 진행한 ‘중국수어에 대한 개선 요구 사항’에 수어 교재와 수어 교육, 풍부한 수어 어휘·어법에 관한 연구가 제기된 까닭은 이러한 이유이다.
<표 6> 조선족의 중국수어에 대한 개선 요구 사항
| 구분(N) | 풍부한 수어 어휘N(%) |
수어 어법 연구N(%) |
수어 교재 제공N(%) |
수어 교육N(%) |
기타N(%) |
|---|---|---|---|---|---|
| 농인 학생(n=6) | 4(66.7) | 3(50.0) | 2(33.3) | 4(66.7) | 0(0.0) |
| 교사(n=4) | 4(100.0) | 3(75.0) | 1(25.0) | 3(75.0) | 0(0.0) |
| 성년 농인(v=61) | 15(24.6) | 9(14.8) | 29(47.5) | 23(37.7) | 4(6.6) |
4. 결론 및 제언
본고에서는 남북의 수어·손말에 관한 선행연구를 살피고, <조선손말1-10>에 대한 분석을 통해 달라진 북한의 손말을 살펴보았다. 또한 관련 연구들을 바탕으로 중국 연변 지역의 수어 사용 현황에 관하여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남북한과 연변 지역의 수어 공동 연구를 위하여 필요한 몇 가지를 제안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수어말뭉치 구축이다. 연구에 앞서 남한과 북한, 연변 지역의 수어 사용자들로부터 충분한 수어말뭉치를 확보해내야 수어 연구의 기초를 마련할 수 있다. 특히 수어자는 손뿐 아니라 자세, 머리 방향, 얼굴 표정, 시선 등을 함께 사용하여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므로 이러한 비수지 신호까지도 충분히 담아낸 말뭉치여야 말뭉치로써의 효용이 있을 것이다. 북한에서 발행한 손말 관련 서적들에는 수어자의 상반신 자세나 얼굴 표정이 충분히 담겨 있지 않아 남한 수어와의 정확한 비교가 어렵다. 연변 수어는 연변 지역 수어를 사용하는 수어자를 확보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는다. 한국의 청소, 건설 현장 등에서 일하고 있지만 신분 노출을 극도로 꺼려 만나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자료 확보가 선행되어야 이들에 대한 실질적 정책이 마련될 수 있고, 남한, 북한, 연변 세 지역의 수어·문화의 자생적 연구 환경에도 자양분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현대 기술의 도입이다. 지난 2020년 6월 미국에서는 ‘무선 장갑’을 끼고 수어를 하면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번역이 되는 기술을 발표한 바 있다.6) 또 수어를 학습한 AI를 개발하여 누리뷰 서비스를 도입하였다.7) 한국은 교육 과정의 세분화와 시스템화에는 뛰어나지만 교육 기술의 현대화 면에서는 뒤쳐진다. 2004년 한국에서도 이러한 기술이 발표된 바 있으나 상용화되지는 않고 있다.8) 앞서 언급한 수어 말뭉치가 전제된다면 이러한 기술의 도입으로 남북한과 연변 수어에 대한 연구 범위와 깊이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청인들에 대한 수어 교육이다. 청인이 수어를 이해할 수 있다면 청인과 농인 간의 원활한 소통이 가능해 지고, 수어에 대한 음성언어 사용자들의 편견도 사라질 것이다. 농인은 ‘청인과는 다른 방법으로 말하는 것일뿐’이라는 인식의 보편화가 가능하려면 수어 교육의 보편화가 먼저이다.
- 참고문헌
- 김은희(2005), 『손말학습』, 평양: 조선장애자지원협회.
- 김태수(2009), <한국수화와 북한 손말의 어휘 비교>, 석사학위논문, 나사렛대학교 대학원.
- 리국진 외(2015), <평양시 안내>, 평양: 의학과학출판사.
- 리국진 외(2015), <가정용품>, 평양: 의학과학출판사.
- 리국진 외(2015), <동물>, 평양: 의학과학출판사.
- 리국진 외(2015), <체육>, 평양: 의학과학출판사.
- 리국진 외(2015), <운수기재>, 평양: 의학과학출판사.
- 리국진(2017), <유치원 일과>, 평양: 조선롱인협회.
- 리국진(2017), <과일, 남새>, 평양: 조선롱인협회.
- 리국진(2017), <음식편>, 평양: 조선롱인협회.
- 리성일(2017), <색>, 평양: 조선롱인협회.
- 리성일(2017), <직업>, 평양: 조선롱인협회.
- 안태성 외(2005), 『손말사전』, 평양: 교육도서출판사.
- 윤병천 외(2016), <조선손말 형태론적 분석>, 특수교육저널: 이론과 실천 제17권 4호, 137-156.
- 한국수화학회 편집부(2002), 중국의 농아인과 수화, 한국수화학회 7, 9-11
- 刘艳虹 外(2016), 我国七个少数民族使用手语状况的调查研究, 敎育學報 第1卷 3期.
- 中和人民共和國敎育部(2018), 國家通用手語常用詞表, 華夏出版社.
- 동아사이언스
- 한겨레
- 1)윤병천 외(2016:140)에서 분석 대상으로 삼은 자료들에 대한 정보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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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 자료 출판년도 발행처 단어 수 1 손말사전(롱아학교용) 2005년 평양: 교육도서출판사 2,394 2 손말학습(참고자료) 2005년 평양: 조선장애자지원협회 532 3 조선손말(카드) 2005년 Together-Hamhung 106 - 2)남한에서는 ‘숫자’라고 한다.
- 3)12차 5개년 계획.
- 4)연변 지역의 특수학교 현황을 정리하여 보이면 아래와 같다.
-
순 학교명 지역 설립 형태 수업 연한 1 延边第一特殊教育学校(延边第一聋哑学校 연길시 1959 공립 초등 교육(9년) 2 延边第二特殊教育学校(第二聋哑学校) 둔화시 1975 공립 초등 교육(9년) 3 珲春市特殊教育学校 훈춘시 1997 공립 초등 교육(9년) 4 图们市残疾人特殊教育学校 투먼시 1998 공립 9년 5 延边聋人职业技术学校 연길시 2018 사립 전문대 6 延边州和龙县聋哑学校 허롱현 팔가자 불명 공립 불명 - 5)항목은 중복 선택이 가능한 조건이며, 여기에서 소수민족어 수어란 북한의 수어와 남한의 수어를 의미한다.
- 6)「실시간 수화 번역 기술 나왔다, 무선 장갑 끼고 수화하면 앱이 읽어준다」, <동아사이언스>, 2020.06.30.
- 7)「수화도 번역되는 세상 ‘말하는 장갑’」, <한겨레>, 2011.04.19.
- 8)「수어를 학습한 AI 누리뷰…세계 최초의 기술 우리가 만들었어요」, <중도일보>, 2021.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