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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강보선 / 대구대학교 국어교육과 조교수

북한의 국어 교과서를 읽다 보면 우리에게 낯선 단어들이 종종 보인다. 이러한 단어들은 국어 교과서에 실렸다는 점에서 좀 더 눈여겨 볼 만한 가치가 있다. 2013년에 발간된 북한의 초급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를 예로 들어 우리에게 낯선 단어들을 교과서 예문 및 사전 뜻풀이와 함께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다(다의어인 경우에는 예문에서 사용된 뜻만 제시함).
단어 교과서 예문 조선말대사전(2017년 판) 뜻풀이
거밋거밋하다 둥근해가 떠오르자 수평선우에 웬 거밋거밋한 물체들이 나타나 (색갈이) 군데군데 검은듯 하다.
고르롭다 온 대지에 고르롭게 내려와 쌓이는 함박눈 인데 한결같게 고른 느낌이 있다.
곰열 그러자 배속에서는 바가지만 한 곰열이 튀여나왔습니다. 곰의 열 또는 곰의 열주머니를 그대로 말린 것.
굽실굽실 봉우리는 머루, 다래덩굴로 굽실굽실 장식 하구요. 머리칼이나 실 같은것이 구불구불 좀 크게 말려있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
깇다 그 아이는 헛기침을 크게 두번 깇었다. 기침을하다.
꺽두룩하다 물고기를 가득 걸머진 키가 꺽두룩한 사람이 물었습니다. 키가 멋없이 크다.
꽝포쟁이 못 잡으면 꽝포쟁이가 더거든. <허풍이 많거나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 을 홀하게 이르는 말.
데꾼하다 영팔이가 의견을 내놓자 기주는 눈이 데꾼해지며 고개를 저었다. (주의해보거나 놀랐을때) 눈이 휘둥그렇다.
뒤더수기 뒤더수기에 손을 올리는 영팔의 모습을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다가 <뒤덜미>를 이르는 말.
뚤렁뚤렁 ≪빵을 만들라≫ 하면 빵이 저 부속품처럼 뚤렁뚤렁 떨어지겠구나? 묵직한 물건이 바닥에 잇달아 뚝뚝 떨어 지는것과 같은 소리 또는 그 모양을 나타 내는 말.
뜨직뜨직 원숭이의 물음에 악어가 흐느끼듯 뜨직 뜨직 대답했습니다. 말이나 행동이 매우 느리고 더딘 모양을 나타내는 말.
마사지다 그것은 다 마사진 배였습니다. 부서지거나 깨져서 못쓰게 되다.
멨다꼰지다 다리통이 실한 아이가 더 큰 애를 배지기로 허양 멨다꼰지자 힘껏 메여꼰지다.
바지괴춤 돌려입은 바지괴춤을 두손으로 붙들고 땀을 빼는 일남이가 조선바지나 고의를 입고 허리를 접어 여민 부분 또는 그 사이.
바지혼솔 영팔이는 바지혼솔만 애꿎게 매만지며 우물쭈물하였다. 바지가랑이의 앞뒤쪽을 호아박은 솔기.
불뭉치 사람들이 불뭉치를 해들고 달려갔을 때 불이 막 타는 뭉치.
싱검둥이 영팔이는 별 싱검둥이를 다 본다는듯 ≪싱거운짓이나 싱거운 소리를 잘하는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
쌩하다 기주는 쌩한 물안경을 척 꺼내들었다. (생긴 모양이나 보임새가) 아주 멋있다.
야영각 소나무숲사이로 들여다보이는 야영각을 발견한 영팔이는 야영생들이 들어서 생활할수 있게 꾸려 놓은 집.
연필방아 이렇게 써놓고는 연필방아만 찧었는데 지금은 쓰고싶은 ≪어떻게 썼으면 좋을지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아 자꾸 연필끝을 바닥에 대였다 떼였다 하는것≫을 방아질에 비겨 이르는 말.
와뜰와뜰 길손들은 와뜰와뜰 놀라 일어나며 입을 딱딱 벌렸습니다. 잇달아 갑자기 마구 소스라쳐 놀라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
접어들다 범이 접어든대도 흩어지지 말고 힘껏 맞서 싸워야 합니다. 남에게 다투거나 겨루기 위해서 대들거나 달라붙다.
조동 군관인 아버지가 오늘 조동명령을 받았 던것이다. 조직적조치나 행정적조치로 직장을 옮기 는것.
주렁지다 남수는 온갖 과일이 주렁진 신기한 과일 나무를 주렁주렁 달리다.
쭈밋하다 자기들의 이야기를 죄다 들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자 쭈밋해지고 말았다. 무엇인가 하려다가 문득 망설이며 머뭇 거리다.
챙챙하다 일남이는 챙챙한 목소리로 씩씩하게 대답을 올리였다. 되알지고 맑다.
허양 다리통이 실한 아이가 더 큰 애를 배지기로 허양 멨다꼰지자 거침없이 그냥.
위의 단어들은 대부분 표준국어대사전에 ‘북한어’로 등재되어 있으나 ‘꺽두룩하다, 마사지다, 바지괴춤, 챙챙하다’는 아직 미등재어로 남아 있다. ‘곰열(웅담), 꽝포쟁이(허풍쟁이), 뒤더수기(뒷덜미)’와 같이 북한어에 해당하는 남한어(괄호 속 단어)를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마땅한 대응어를 찾기 어려운 단어들도 있다. 위의 단어들이 북한의 국어 교과서에 등장하는 만큼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남한어와 정밀하게 비교해 볼 필요가 있겠다.

| 강보선 |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박사, 현재 대구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공저로『새터민을 위한 한국어 어휘 교육』,『북한이탈주민의 대한민국 정착을 위한 생활 어휘』,『북한이탈주민의 대한민국 정착을 위한 생활 말하기』,『문법 교육의 이론과 응용 1』,『어휘 교육론』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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