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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말은 겨레얼 입니다 겨레말큰사전 누리판 2014.03

2015년을 열며

겨레말의 10년 사업을 아로새기며

_ 고 은 / 겨레말큰사전 이사장

   몇천 년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겨레말 속에서 우리는 겨레의 하나하나로 살아왔습니다. 그러므로 겨레말에의 한없는 숭상을 삶의 바람으로 삼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우리 겨레말이 현대사의 재앙인 한반도 분단시대의 가중되는 고착상태로 하여금 그 이질화의 위기가 깊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한반도 밖으로부터 밀어 닥치는 언어위기와 문명의 또 다른 현상이 빚어내는 언어 파괴 앞에서 결코 눈감을 수 없었습니다.

   이런 깨달음으로 지난 2005년 남과 북의 겨레말 전문가들이 만난 자리에서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위원회가 태어났습니다. 그 이래 벅찬 10년 세월 속에서 이 편찬사업은 몇 차례의 곤경에도 불구하고 이제 7할에 이르는 목표 달성을 이루어냈습니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는 오늘 이 사업의 결실을 앞두고 다시 한번 뜨거운 열의를 일으킵니다.

   첫째 남과 북의 겨레말 일치라는 위대한 사건은 장차의 통일 기반을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둘째 그동안 겨레의 이산으로 인한 중국 연변 일대, 러시아 극동 일대와 중앙아시아 일대, 그리고 일본의 거주 동포사회와 1960년대 이래의 미주 정착의 동포사회에 이르기까지 흩어져 있는 겨레말의 상당한 흔적까지 아우르고 있습니다.
   또한 그동안 간과되었던 겨레말 문학작품 속에 수록된 각별한 낱말들도 정성껏 찾아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국내외로 나아가 있는 겨레말들이 엄격한 토의과정으로 걸러진 질과 양으로서의 겨레말 큰 잔치가 바로 이 사업의 본분입니다.

   지난 10년의 의지는 이제 감동적인 출산을 위해서 한층 더 새롭게 강화되어야겠습니다.